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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sion: 2.25.3음악을 듣는다는 건, 단순히 소리를 재생하는 행위가 아니에요. 감정이 흐르고, 기억이 스며드는 일종의 ‘순간 예술’이죠. 그런 면에서 foobar2000은 꽤 특별한 플레이어예요. 겉보기엔 단정한 오디오 재생기지만, 안쪽엔 개발자 감성이 듬뿍 담긴 실험실 같아요.
이 프로그램의 첫인상은 “가볍고 조용하다”예요. 광고도 없고, 데이터 수집도 없고, 심지어 설치조차 원치 않으면 포터블 버전으로 쓱 꺼내 쓸 수 있어요. 하지만 단순하다고 얕보면 안 돼요. MP3부터 FLAC, Opus, Musepack까지, 거의 모든 포맷을 무심하게 재생해내는 만능이니까요.
음악 애호가들이 특히 환호하는 건 gapless 재생이에요. 곡과 곡 사이의 미세한 공백조차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그 느낌, 콘서트 실황이나 클래식 앨범을 들을 때 진가가 드러나죠. 소리의 흐름이 끊기지 않으니, 듣는 사람의 몰입도도 자연스레 높아져요.
게다가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은 은근히 혁신적이에요. 집 안 어디서든, 혹은 다른 기기에서 foobar2000을 켜두면,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음악을 불러오고 제어할 수 있거든요. 그야말로 “내 음악을 어디서든”의 실현이에요.
디자인은 투박해 보이지만, 사실 그게 장점이에요. 인터페이스를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어서, 필요한 기능만 깔끔하게 배치할 수 있죠. 심지어 테마나 버튼 위치까지 세밀하게 바꿀 수 있어요. 이건 사용자에게 “UI 실험실”을 통째로 내준 느낌이에요.
또 하나의 무기는 태그 관리 능력이에요. 메타데이터 정리, 앨범아트 삽입, 자동 분류—all set. 수천 곡이 뒤섞인 라이브러리도 손쉽게 정돈돼요. 여기에 CD 리핑과 포맷 변환(Transcoding)까지 지원하니,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이주도 부드럽게 마무리돼요.
볼륨 문제로 곡마다 소리가 들쭉날쭉한 경험 있죠? foobar2000은 ReplayGain으로 해결해요. 트랙별 음량을 자동으로 맞춰주니까, 볼륨 조절에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한 곡 한 곡이 균형 잡힌 톤으로 이어져요.
여기에 DSP(디지털 신호 처리) 기능까지 곁들이면 완성도가 달라져요. EQ, 리버브, 업샘플링 같은 효과를 직접 추가하고, 부족하다면 VST 플러그인으로 확장할 수도 있어요. 그야말로 “자신만의 사운드 스튜디오”를 손안에 두는 셈이에요.
더 놀라운 건, 이 모든 게 광고도, 추적도, 구독도 없이 제공된다는 사실이에요. 요즘 앱들이 하나같이 개인 데이터를 가져가는 시대에, foobar2000은 묵묵히 말하죠. “우린 그런 거 안 해요.”
Windows, macOS, Android, iOS까지 지원하고, 리눅스에선 Wine으로 구동돼요. 게다가 컴포넌트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서, 전 세계 개발자들이 새로운 기능을 붙여 확장시켜요.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오디오 생태계랄까요.
결국 foobar2000은 기능보다 ‘태도’로 기억되는 플레이어예요. 조용하지만 강하고, 복잡하지만 단정하죠. 음악을 그냥 듣는 게 아니라, “소리를 다루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도구예요.
이건 단순한 플레이어가 아니에요. 한 번 써보면, 왜 수년째 이 이름이 전설처럼 회자되는지 알게 돼요. foobar2000, 그 조용한 천재의 이름을.
